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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성 및 가치관의 발달
선악을 구별하고, 옳고 그름을 바르게 판단하며, 인간관
계의 규범을 준수하는 것은 인간의 성장과 발달에 있어서
다른 어떤 특성보다 중요한 과제이다. 많은 발달심리학자
들이 인간의 도덕성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도 이러한 이유
에서이다. 현대를 도덕성 상실의 시대 혹은 가치관 혼란의
시대라고 일컫는다. 청소년들은 시대정신에 매우 민감하며,
또한 시대정신을 창조해 나간다고 볼 수 있다. 청소년들의
가치관은 바로 우리 사회의 시대정신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청소년의 도덕성과 더불어 가치관의 변화과정과 형
성 요인들을 살펴 봄으로써 현대 사회의 청소년을 보다 구
체적으로 이해하고, 그들을 지도하기 위한 합리적인 방법
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것은 청소년들에게
삶의 방향과 의미를 확립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며, 또한 인
간관계를 비롯한 원만한 사회적응을 촉진시키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그러므로 이 장에서는 도덕성 발달과 관련된 대표적인
이론들을 살펴보고, 도덕성과 가치관의 형성과정을 이해하
며, 특히 청소년기에 도덕성 또는 가치관이 갖는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청
소년기 도덕성의 특징과 발달과정 그리고 가치관의 실태
와 형성과정 등에 대해서도 살펴볼 것이다.
청소년기 도덕성의 의미와 가치
아동기에서 청소년기로 발달함에 따라 새로운 도덕 개념이 확립되어
진다. 청소년들은 개인적인 이해나 욕구를 극복하고 선악의 개념에 순응
하는 행동을 취할 것을 요구받는다. 도덕(morality)이라고 하는 말은 Latin
어의 Moralis에서 온 말로, 풍습 혹은 무리(群)의 표준에 따르는 행동형이
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에 의하면, 도덕적인 사람이란 개인이 속해있는
무리에 의하여 인정되고 있는 행동형에 따르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장
병림, 1980, p. 170).
도덕적 개념 및 행동은 환경적 영향의 산물로 개인이 학습한 것임과 동
시에 어느 정도는 유전에 의해 형성된다. 이것은 대체로 도덕적 행동의
경우 모방과 강화를 통해 발달되고, 도덕적 성격은 초자아(superego)의 발
달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그리고 도덕적 사고는 인지적 성숙에 따라
발달하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덕적 행동과 성격은 환
경의 영향을 더 많이 받고, 도덕적 사고는 유전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아서
결정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여기서 도덕을 도덕적 행동과 도덕적 성격 그리고 도덕적 사고로 구분
한 것은 이들 각 개념이 상호 밀접한 관련성을 가짐과 동시에 엄격한 의
미에서 분리될 수 있음을 나타낸다. 즉, 인지발달 이론가들(예, Piaget,
Kohlberg)에 따르면, 도덕적 판단능력이 도덕적 행동을 결정짓는다고 하
여양 개념을 동일시하고 있으나, 인지적 판단능력과 도덕적 행동이 일치
하지 않는다는 최근의 많은 연구결과들은 양 개념을 별개로 파악할 수 있
음을 보여 준다. 이에 대해서 후술하겠지만, 우선 인간의 도덕이 행동과
성격 그리고 사고로 구분될 수 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도덕적 의식 및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환경적 요소
즉, 가정, 교우관계, 학교, 영화, 주변환경 등과 개인의 심리 내적 특성들 즉,
인지적 성숙과 성격의 발달 등을 포함한다. 그러므로 도덕성의 지도방법
에 대해서도 훈육과 처벌, 강화를 통한 방법과 모델을 통한 관찰 및 모방
의 방법 그리고 보다 고차적인 사고와 합리적 사고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
도록 지원하는 방법 등 다양한 처치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아동기와 다른 청소년기의 특성을 이해하고, 청소년들의 도덕 발
달에 특히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과 그들의 도덕발달을 지원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청소년은 인지적 성숙과 자아의 발달로 인하여 자기 자신의 도덕적 개
념을 스스로 형성해 나간다. 그러므로 타인 특히 성인의 선악에 대한 개
념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자기 나름대로 선악의 개념을 형성해 나간
다. 그들은 높은 이상을 가지고 있고, 자신의 이상을 타인들로부터 인정받
고 싶어 하며, 스스로가 설정해 놓은 자신의 표준에 따라서 행동하고자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그러한 표준은 다른 사람에 대해서보다도 자
신에 대해서 엄격하다. 만일 스스로가 설정한 표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느
겼을 경우, 즉 자신의 행동이 요구수준 이하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았을
때 자기경시, 자아의 축소, 꿈의 세계로의 도피 등이 나타난다.
따라서 청소년들은 자신이 설정한 도덕의 표준에 도달하고자 강박적으
로 행동하며, 다른 사람과 사회 또한 자신의 표준에 도달해야만 이에 만
족하게 된다. 그러나 성인들의 도덕적 표준과 사회적 규준이 자신의 도덕
적 표준 또는 이상에 비추어 모순된다거나 성인들이 이를 인정해 주지 않
는다면, 그들은 성인 사회에 강한 반항과 도적의식을 가지게 되며, 자신들
이 사회를 재건하여야 된다는 강박적인 생각을 갖게 될 것이다.
Pressy와 Robinson은 초등학교 6학년에서부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이혼, 증오, 야비한 짓, 도박, 흡연, 우쭐대는 것 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조사하였다. 그 결과 가장 현저한 변화는
고등학교와 대학교 사이에 나타났으며, 특히 여학생들에게 그러하였다. 이
것은 환경의 변화가 청소년들의 도덕적 개념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
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흡연과 이혼에 대해서 고등학교 이하
의 학생들은 이를 몹시 비난했지만, 대학생들은 그다지 비난하지 않았다.
그러나 증오, 우쭐대는 것, 야비한 짓 등은 대학생들의 가장 큰 비난 대상
이었다. 이것은 청소년 후기가 되면서 대인관계의 질적 양적 변화와 함게
개인적 도덕보다 사회적 도덕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음을 보
여주는 것이다.
Judor-Hart는 11세에서 18세까지의 남녀 1,386명을 대상으로 “거짓말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하였다. 이에 "필요없다"고 응답한 사
람들의 경우 도덕적 이유와 실제적 이유를 들었다. 실제적 이유의 대표적
인 예로 "어떤 사람이 거짓말을 하여 당분간은 잘 해나가겠지만, 결국에
가서는 잘 되지 못할 것이다"라는 대답을 들 수 있었다. 그러나 청소년들
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
즉, 사회적 거짓말은 정당화될 수 있다고 하였다. 일반적으로 청소년들은
아동에 비해 타인의 반응에 민감하며, 다른 사람의 감정을 상하게 한다든
가 다른 사람의 생활을 위협하는 것을 피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청소년들
은 거짓말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와같이 청소년들의 도덕적 사고와 행동은 아동기의 그것과 질적으로
다르며, 이는 그들의 인지적 성숙과 사회 환경적 역할 변화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다른 특성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도덕성에 대
해서 보편적인 도덕성 발달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청소년기의 독특한 도
덕성 및 가치관 발달과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도덕성 발달이론, 사회화 이론
여기서는 청소년기의 도덕성 발달에 대한 구체적 설명에 앞서 인간의
도덕성 발달과정을 설명하고 있는 중심적인 이론들에 대해 간단히 살펴
보고자 한다. Bandura로 대표되는 사회화 이론과 Piaget와 Kohlberg의 인
지적 발달이론 그리고 인지적 이론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Turiel의
영역구분 모형을 소개하고자 한다.
모든 사회는 그 사회의 성원들이 지켜주기를 기대하는 가치와 행위의
규범체계를 가지고 있다.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이들 가치와 행위의 규범
체계를 부모나 어른들의 가르침과 통제에 의해 자신의 것으로 내면화하
게 된다. 사회화이론(socialization theory)은 이처럼 외적인 사회적 규범을
내적인 신념으로 내면화하는 과정을 통해 도덕성이 획득된다고 주장하는
이론이다. 대표적으로 Freud의 정신분석이론과 Bandura의 사회학습이론이
이에 속한다(송명자, 1995).
Freud는 도덕성 발달을 초자아(superego)의 형성과정으로 설명한다. 초
자아는 아동이 스스로 도달하고자 지향하는 가치체계인 자아이상과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양심으로 구성된다. 자아이상은 부모와 어른들의 행위를
동일시하므로서 획득된다. 그리고 양심은 옳은 행동을 보상하고 잘못된
행동을 처벌함으로써 수치와 죄의식을 느끼도록 하는 부모의 통제에 의
해 형성된다. Freud는 남근기(4~6세)에 이러한 초자아가 형성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Bandura는 도덕성도 다른 행동과 마찬가지로 모방과 강화에 의해 학습
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아이들은 일찍부터 부모나 교사 등 주변의 어른들
을 모델로 하여 이들의 도덕적 행동을 보고 배우는 모델학습을 통해 도덕
성을 획득한다. 이 과정에는 스스로 도덕적으로 옳은 행동을 했을 때는
보상받으며, 도덕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은 스스로 처벌받음으로써 억압하
는 강화의 원리가 크게 작용한다. 또한 타인이 같은 방식으로 강화받는
것을 보고 배우는 대리강화(vicarious reinforcement)도 중요한 도덕성의 학
습기제가 된다.
사회화 이론은 인간이 실제로 도덕적 가치나 행동을 획득해 가는 기제
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도덕성이 외적 통제에 의해
학습된다고 주장함으로써 개인 스스로 도덕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하며 행
동하고자 하는 인간 고유의 주관적이며 내재적인 성향을 인정하지 않은
데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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