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 정서의 성숙

청소년기 정서의 성숙

 

 정서의 성숙 기준

정서적 성숙이란 정서의 분화 및 통제력의 증대를 말한다. E. B.
Hurlock에 의하면, 개인의 정서적 성숙은 다음과 같은 기준에 의해 판단
될 수 있다.

첫째, 자신의 건강을 보존할 수 있다. 신체적 피로, 수면부족, 소화불량,
질병 등에 대하여 자기 통제력을 확립한다.

둘째, 환경에 대하여 자기 통제력을 갖는다. 즉, 청소년기적 활동을 스스
로 제한할 수 있고, 자기 마음대로의 자유에 대하여 제한을 할 수 있다.

셋째, 정서적 긴장을 무해한 방향으로 해소시킬 수 있다. 정서적 표현을
억제하지 않고 새롭고 보다 건전한 방향으로 발산시킨다.

넷째, 사회 제반 현상에 대한 통찰력과 이해력을 갖는다. 지적 발달과
사회적 경험의 확대에 따라 타인의 후원 없이 사회 사상에 대하여 통찰을
할 수가 있으며, 장면을 분석함으로써 원형적(prototipical) 원인을 발견할
수 있다.

 

정서의성숙

다섯째, 정서의 표출 정도와 방식이 적절하다. 정서적 성숙자는 불필요
한 정서 억제나 지나친 정서표출이 아닌 적절한 정서표출을 중시한다. 정
서 또는 감정은 없고 이성만 있어 냉정하거나, 너무 정서표출이 자유로와
서 쉽게 울고, 화내고, 웃고, 두려워하며 슬퍼하는 등의 행동은 비정상적이
다. 지적인 생활과 정적인 생활간의 조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매일같이 감정의 조화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실감하고 있다. 한
꺼번에 많은 목표를 세워 두고 추진하기 때문에 좌절과 실망을 경험하기
도 하고, 이것이 감정적 혼란을 초래하여 심리적 기능의 이상을 유발시키
기도 하는 것이다. 또 불가능한 목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낙담과 혼란을
경험하고, 정서적 혼돈으로 인하여 감정의 부조화를 나타내게 된다. 일상
생활에서 적절한 감정표출을 통하여 이성과 감정의 조화를 이루어 나간
다는 것은 매우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정서의 성숙자는 적절한 조화를

위하여 끊임 없이 노력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정서의 표현은 문화나 직업에 따라, 그리고 개인의 발달과정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동양권에서는 정서표현을 억제하는 것을 미덕으
로 삼지만, 서양 문화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정서표현을 자유롭게 한다. 또
한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감정표현을 적절하게 하는 것은 아름
답게 생각하지만, 고위 관직이나 조직의 책임자가 기쁠 때 크게 웃고 화
날 때 크게 분노하는 것은 경망하다고 질책한다.
어린 아이들은 기분 좋거나 기쁠 때 천사와 같은 미소를 짓거나 유쾌하
게 소리치며 웃는다. 그리고 화가 나거나 슬플 때 큰 소리로 울기도 하고
뒹굴기도 한다. 유아기를 거쳐 초등학교 시기가 되면 자의식이 발달하면
서 스스로의 감정표현을 쑥스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며, 사춘기 이후
가 되면 아예 감정표현 자체를 거부하거나 무감각해 지는 경우가 발생한
다. 우리는 왜 이와같이 자신의 감정을 은폐하면서 행복을 논하는가?
적절한 정서표현은 개인의 정신건강은 물론 신체적 건강을 촉진시키며
대인관계와 사회적응 그리고 새롭고 독창적인 아이디어 공급에 긍정적으
로 작용한다. 결론적으로, 개인의 정서는 억제되지 말아야 할 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표출되어서도 않되며, 자신이 처한 상황과 문화에 따라 적절하
게 표현되어야 한다. 정서의 억제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가중시켜서 불안
이나 우울과 같은 다양한 정신적 장애를 촉발시키며, 또한 이것은 소화성
궤양, 관상성 질병, 두통이나 불면증 등의 다양한 신체적 질병을 유발한다.
그리고 정서의 지나친 표현은 자신의 사회적 가치를 떨어뜨릴 수도 있고,
사회적 규범이나 관습에 위배되기도 하며, 타인들과의 건전한 관계형성을
저해하기도 할 것이다.
자신의 정서와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것은 성장과정에서 합리적인 상황판단능력, 합리적이고 융통성있는 사고,
건전한 대인관계, 자기표현 능력의 발달 등이 순조롭게 이루어진 경우에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청소년 대부분은 초등학교에서부터 지적 교과교육
만을 충실하게 받아왔을 뿐 자기 자신을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표현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해서는 학습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지금부터라

도 자신의 감정과 정서를 적절하게 표현하고 자기 자신을 용기있게 주장
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고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최근 상담학에서 제
시하고 있는 인간관계훈련이나 의사소통훈련, 자기주장훈련 등은 청소년
들의 정서발달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상담학의 관련 저서나 프로그램을 참조하기 바란다.
정서의 성숙기준에 비추어 볼 때, 성숙한 정서와 감성지능지수(EQ)간에
매우 밀접한 관련성이 있을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감성지능의 핵심
은 머리와 가슴의 조화, 다시 말해 지능과 정서의 조화 또는 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성숙된 정서의 소유자가 이성과 감정의 조화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적절하고 합리적으로 조절 또는 표출할 수 있다는 것은 그들의
EQ발달이 매우 높다는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자기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고, 자기의 현실성을 정시(視)하고, 능
력의 한계를 인정하고, 이러한 것에 대한 생활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되면
청소년기가 끝나가고 있는 증거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이것은 곧 청소
년기의 정서가 성인의 정서로 발달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정조의 발달

청소년기의 정서적 특성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정서적 격정(情)
과 정조(sentiment)의 심화라고 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청소년기의 정조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데, 인생의 의미를 추구하고, 종교적 신앙에 몰입
하거나 회의를 느끼며, 자신의 능력과 장래 문제에 대해 심사 숙고 하는
등 관념과 사색의 세계를 추구하게 된다.
정조는 정서 가운데 가장 분화되고 고등한 감정으로써, 지적 활동에 수
반되는 조용하고도 고상한 지적 감정(intellectual feeling)이며 가치감정이
다. 또한 현실생활에 있어서 직접적인 이해관계로부터 벗어난 높은 차원
의 감정활동이며, 정적(靜的)인 감정상태이다. 그리고 정조는 정서와 같이
자아를 혼란하게 하는 격정적(passionate)인 것이 아니다. 정서가 개인의
자연적인 의식체험임과 동시에 반성(反省)을 가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주관상태라면, 정조는 이성, 의지 등에 의해 통제되는 냉정한 감정활동이
다. 또한 정조는 정서와는 달라서 본능 및 욕구와의 직접적인 관계도 없
고, 현저한 신체적 변화도 따르지 않으며, 격정(passion)이나 기분(mood)과
같은 유기적 감각과도 관계가 없다. 따라서 정조는 깊이있는 자아(自我)임
과 동시에 높여진 태도이며 그리고 순화된 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청소년기가 되면서 개인의 지적 기능이 분화 발달되고, 자아의 내면적
생활 특히 이념이 발달함에 따라서 정조는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이러한 지적 가치감정은 유아기와 아동기를 거치면서 점차 세련되지만,
청소년기의 정서적 성숙과 함께 보다 세련되고 다양해진다. 즉, 정조는 정
서와 같이 조급하게 형성 발달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생활경험과 교양
및 교육 정도에 의해서 서서히 형성되기 때문에, 개인의 경험 정도에 따
라 정조의 다양한 개인차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문화가치에 수반
되는 감정 즉, 정조는 개인의 가치관 형성의 기초가 되고, 바람직한 성격
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며, 인간생활의 기저를 이루게 된다.
정조는 사람마다 그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누구나 다 가지고 있다. 특
히 청소년기가 되면 정서의 성숙과 함께 다양한 정조가 나타나는데, 이들
가운데 어떠한 정조를 더 많이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그들의 가치관과 삶
의 질이 결정된다고 말할 수 있다. 청소년들이 갖는 정조는 대체로 다음
의 네 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① 지적 건조 (intellectual sentiment) : 논리적 정조라고도 하며, 인지
작용에 따른 감정의 총칭이다. 지적 인식은 가능한 한 감정을 배제하며
객관적인 이성과 냉정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지적 인식은 진리탐구
에 충실하기 때문에 허위, 모순, 부정 등에 강한 반작용을 일으킨다. 즉, 진
리 탐구의 정열이며, 모순과 의문에 대한 불만과 투쟁이며, 과학적이고 논
리적인 관계를 탐구하려는 자아의 태도인 것이다.

② 윤리적 정조 (etlical santiment) : 도덕적 정조라고도 하며, 도덕적
사회적 행동과 규범에 기초하여 타인 또는 자기의 행동을 평가할 때의 감
점을 말한다.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은 규범에 자기 스스로 따르려고 하는

감정이며, 의지나 행동의 선악에 대해서 선을 좋아하고 악을 미워하는 감
정이다. 그리고 행동이나 사상(思想)이 규범에 합치할 때는 시인(認)의
감정이 생기고, 합치하지 않을 때는 부인의 감정이 생기는 것도 윤
리적 정조 때문이다. 윤리적 정조는 Freud가 말한 초자아(superego) 즉, 양
심이라고 말할 수 있다.

③ 심미적 정조 (aesthetical sentiment) : 예술적 정조라고도 하며, 자
연계의 미적 가치를 감상할 때나 미술, 음악 등의 예술을 감상할 때에 일
어나는 감정을 말한다. 자연계의 미적 가치에 대한 감정은 인간미와 생활
태도를 풍부하게 한다. 그리고 인간은 예술을 통해서 미적 정조를 기르고
또한 그것으로 인하여 영원한 예술을 창조할 수 있게 된다.

④ 종교적 정조 (religious sentiment) : 이 감정은 현실적으로 무력하고
약소한 인간이 자기의 유한성을 자각하고, 현실을 초월한 세계의 절대자
를 믿고 의지하여 안정을 얻는 데서 오는 것이다. 즉, 인생의 고뇌, 염원,
감사, 귀의, 달관, 도통 등의 감정을 말한다.